백화점 주차직원 속여 차열쇠 받아 운전하다 교통사고시 백화점 책임은?

작성일 2018-08-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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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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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교통사고 피해 차량 운전자가 가해 차량 절도범과 백화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백화점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다234817 판결).


A는 남편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해 B 백화점에 도착해 발렛파킹을 위해 주차관리원인 C에게 차량 열쇠를 넘겨줬습니다. 한 시간 정도 경과 후 D는 A의 남편인 것처럼 행세하며 자신이 A와 통화를 했고 A가 지금 내려오고 있다고 거짓말해 C로부터 차량 열쇠를 건네받아 차안에서 대기하던 중 C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차를 몰고 달아났습니다. 그로부터 2시간 경과 후 D는 절취한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달리다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하지 않은 과실로 정차 중이던 원고 E 소유의 혼다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이 사고로 원고 E가 상해를 입고 원고 소유 혼다 차량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이에 원고 E는 절도범 D와 B 백화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절도범 D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과연 B 백화점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원고 E는 B 백화점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근거로 3가지 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에 따른 책임, 상법상 공중접객업자의 책임,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책임을 각각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E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B 백화점이 자배법상 책임을 지는지에 대해 법원은 “자동차 보유자에게 자배법 제3조상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인정돼야 하는데, 절취운전의 경우에는 자동차 보유자는 원칙적으로 자동차를 절취당했을 때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잃었다고 봐야한다”고 했습니다.


또 “예외적으로 자동차 보유자의 차량이나 시동열쇠 관리상의 과실이 중대해 객관적으로 자동차 보유자가 절취운전을 용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절취운전 중 사고가 일어난 시간과 장소 등에 비춰 자동차 보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잔존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자동차를 절취당한 자동차 보유자에게 운행자성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라며 "이 사건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곳이 백화점으로부터 무려 40㎞ 떨어진 곳이고, 절취 후 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벤츠 승용차에 대해 더 이상 B 백화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 잔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해 B 백화점의 자배법상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다음으로 B 백화점이 상법상 공중접객업자의 책임을 지는지에 대해 법원은 “공중접객업자는 자기 또는 그 사용인이 고객으로부터 임치받은 물건의 멸실 또는 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백화점이 임치받아 보관한 물건은 벤츠 승용차이지 원고의 차량이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한 배상청구도 가능하지 않다”고 판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B 백화점이 절도범 D와 민법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은 “이 사건 사고는 D의 운전상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인데 백화점 직원인 C가 D의 운전상의 과실로 인한 사고까지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지도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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