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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가 도로에 버리고 간 차 옮긴 경우 긴급피낭이면 음주운전 해당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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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18-09-15 16: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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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방법원은 대리운전 기사가 도로 위에 두고 떠나버린 차량을 음주상태로 300m 운전해 이동시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7고정1158 판결)


A씨는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끝나고 대리운전 기사 B씨를 호출해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B씨는 길을 잘 모르는 듯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다리 사이에 끼워놓고 운전했는데, 이를 본 A씨는 ‘길을 잘 모르나’ ‘운전을 얼마나 했나’는 등으로 B씨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A씨와 B씨 사이에 크게 말다툼이 벌어졌고,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B씨는 차를 도로에 정차시키고는 차에서 내려 가버렸습니다. 


A씨는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어 대리기사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업체는 기사를 보내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차를 운전해 약 300m 떨어진 주유소 앞에 정차하고 112에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음주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40%(면허취소 해당)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동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혈중알콜농도와 위반 횟수에 따라 벌금 또는 징역형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A씨의 경우 혈중알콜농도 0.140%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했으므로 A씨의 행위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구성하는 것은 명백합니다. 쟁점은 A씨가 차량을 운전한 것을 과연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였습니다.


형법은 제20조부터 제24조 위법이 성립한다고 보지 않는 사유, 즉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의 사례에서는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됐습니다.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해 위법하지 않게 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여야 합니다. 그 요건으로 대법원은 △ 피난행위는 위난에 처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하고, △ 피해자에게 가장 경미한 손해를 주는 방법을 택해야 하며, △ 피난행위에 의하여 보전되는 이익은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해야 하고, △ 피난행위는 그 자체가 사회윤리나 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비추어 적합한 수단일 것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례에서 법원은 △B씨가 차량을 정차하고 떠난 도로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이라는 점 △A씨가 차를 운전한 거리가 300m에 불과하다는 점 △A씨가 차를 안전한 곳에 정차한 후 경찰에 자발적으로 신고한 점에 비춰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A씨가 지인이나 경찰에 연락해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새벽시간에 지인이나 경찰이 차량을 이동해 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고, 경찰에게 음주차량을 이동시킬 업무까지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