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신속배달 주문, 통상적 업무지시"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배달원이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냈다면 고용주는 신속한 배달을 지시했더라도 배달원에게 손해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민사16단독 전우진 판사는 배달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한 야채가게 배달원 이모(25)씨와 그 부모, 여동생 등 4명이 고용업주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전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에게 신호를 위반한 중대한 과실이 있고, 신호준수는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으로서 고용주가 이를 매일 주지시킬 의무가 없다"며 "피고 고용주가 원고에게 신속한 배달을 지시했다고 하더라도 신호준수 의무를 어기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은 이상 통상적인 업무지시로 보여 피고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7년 11월 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진행하다 반대쪽에서 유턴하던 승용차와 충돌해 다리뼈 골절상을 입고 산업재해로 인정받아 휴업.요양.장해급여 3천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어 그는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신속하게 배달할 것을 지시한 과실이 고용주에게 있다"며 수입손실과 치료비, 위자료를 합쳐 5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고용주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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