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얼어붙는 도로에서 미끄러져 교통사고가 났더라도 운전자가 운전을 조심하지 않았다면 사고 책임의 80%는 운전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윤기·金潤基)는 지방 국도에서 운전 중 크게 다친 A 씨(53)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5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달 21일 “A 씨의 책임도 있으므로 국가는 56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눈이 내린 지 사흘이 지난 밤에 굽은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미리 속도를 줄이는 등 운전자가 조심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A 씨는 이를 소홀히 했으므로 국가의 책임은 2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A 씨는 2001년 2월 승합차에 아내와 딸을 태우고 강원 횡성군의 국도를 시속 60∼70km로 달리던 중 견인차의 불빛을 발견하고 차선을 바꾸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갓길 철책에 충돌해 딸이 숨지고 아내와 자신은 크게 다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