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하차시 뒷문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는 운행으로 말미암은 사고

작성일 2023-01-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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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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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부상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부상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주장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21년 11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판단한 것이어서 현대해상화재보험 입장에서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는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소송으로 대법원 판례가 알려지면서 유사사건 소송에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사고 발생과 현대해상화재보험사의 구상권 소송


25일 대전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충남 예산군에 사는 할머니 A씨(현재 80대)는 2019년 8월 이웃 주민 B씨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 뒷좌석에 탔다. 이날 B씨는 A씨의 집 앞에 데려다줬다. A씨는 차량 뒷문으로 내리면서 뒷문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왼손 중지와 약지 손가락의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다음날부터 인근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를 받았다. 현대해상화재보험사는 A씨에게 병원치료비 상당의 보험금 314만 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현대해상화재보험은 “A씨는 차량에서 내리면서 스스로 뒷문을 열고 닫다가 사고를 당했으므로 본인의 전적인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라며 “차량의 운행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골 할머니를 상대로 “따라서 A씨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보험사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예산군법원은 2021년 8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다친 A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피고(A)는 원고에게 치료비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 314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보면 이 사고는 평지인 주차장에서 차량이 완전히 정차된 후에 피고가 내리는 과정에서 바람이 부는 등 어떠한 이유로 차문이 닫히면서 피고의 손가락이 차문과 차체 사이에 끼어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며 “사고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고가 운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1심 판결 뒤집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이에 A씨가 항소했는데, 항소심(2심)의 판단은 1심과 달랐다.


대전지방법원 제5-3민사부(재판장 윤이진 부장판사)는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사가 차량에서 내리다 손가락을 다친 할머니 A씨를 상대로 “지급한 병원치료비 보험금 314만 원을 반환하라”며 낸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동차손배법) 제2조 제2호는 ‘운행’이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 여부와 관계없이 자동차를 용법에 따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며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가 반드시 주행상태에 있지 않더라도 주행의 전후단계로서 주차ㆍ정차 상태에서 문을 열고 닫는 등 각종 부수적인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자동차손배법 제3조 제2호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위 조항에서 ‘운행으로’라 함은 운행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는 대법원 판례(2008다17359)이다.


재판부는 “위 조항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를 승객이 아닌 자와 구별해 더욱 보호하고 있다”며 “이는, 승객은 자동차에 동승함으로써 자동차의 위험과 일체화돼 승객 아닌 자에 비해 위험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부상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부상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주장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운행으로’ 인한 사고가 승객의 고의 또는 과실행위로 인한 것임이 증명되지 않는 한, 그 사고가 전적으로 승객의 과실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운행자의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2021년 11월 대법원 판례(2021다257705)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인정되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고는 피고(A)가 정차 중인 차량에서 내리면서 스스로 차량의 부수적 장치인 뒷문을 닫는 사용행위로 인해 발생했다고 인정되고, 이 역시 차량의 운행에 해당하므로, 이 차량의 운행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 차량이 주차장에 정차했을 당시 차량의 기어는 파킹 상태였으나, 시동은 꺼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고와 차량의 운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위 차량의 승객인 피고의 부상이 피고의 고의로 인한 것임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이 차량의 보험자인 원고(현대해상화재보험)는 피고에 대해 자동차손배법 제3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은 A씨에게 300만 원을 자동차손해법 제3조에 의한 책임보험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A씨는 현대해상이 지급한 치료비 상당 보험금 중 300만원을 초과하는 14만원 부분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차량에서 내릴 당시 주차장 바닥에 빗물이 고여 미끄러운 상황이었으므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고령인 피고의 안전한 하차를 돕거나, 승동자들이 돕도록 지시 등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으므로, 차량의 보호자인 원고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운전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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