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자 정년 65세” 판결 잇달아… 30년 묵은 대법 ‘60세’ 판례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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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18-05-27 01:49:59본문
정경일 변호사의 교통사고 로펌 | |
“육체노동자 정년 65세” 판결 잇달아… 30년 묵은 대법 ‘60세’ 판례 바뀔까 공지사항 | 2018.0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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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배상 항소심
“복지제도, 현실과 괴리 커”
5년치 추가 지급 판결
기대수명이 80대 중반까지 늘고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3.4%(2016년 11월 기준)에 달할 정도로 고령사회가 되면서, 육체노동자 정년을 65세로 높여야 한다는 하급심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육체노동자 정년을 60세로 판단해 온 대법원 판례가 30년 묵은 참이어서 바뀔 가능성도 있다.
2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교통사고 피해자 A(37)씨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이 정한 배상금(2,070만원)보다 28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0년 3월 29세이던 A씨는 불법 유턴을 하다 반대편에서 오던 버스와 충돌했고, 이 사고로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2013년 해당 버스사와 공제 계약을 체결한 버스운송사업조합을 상대로 3억8,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심은 A씨의 잘못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보아 조합 측에 2,070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도시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특정인이 근로소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최종연령)을 60세로 보고 이 액수를 산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의 가동연한을 65세로 봐야 옳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기능직 공무원과 민간 기업 정년이 더 길어지는 등 대법원이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경비원이나 공사현장 근로자의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현실과도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수원지법 민사항소5부(부장 이종광) 역시 “노인복지법과 기초연금법 등에서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점을 볼 때, 현재 국가는 노인의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시점을 만 65세부터로 보고 있다”며 65세를 육체노동자 가동연한이라 판단했다. 이 판결은 패소한 보험사 측이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가동연한을 65세로 한 이번 판결이 최종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대법원의 판례 변경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89년 개인택시 운전자 사망사건에서 일반적인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상향했는데, 이후 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당시는 노령연금 지급 시점이 60세였다.
그러나 89년 당시 71.2세에 불과했던 기대수명이 올해 82.8세로 대폭 늘어나는 등 주변 여건이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대법원 판례도 도전을 받게 됐다. 그 사이 기초연금 지급 시점은 65세로 상향됐다. 외국의 경우도 한국보다는 육체노동자 정년 산정 시점이 더 높아, 영국은 최대 72세, 미국은 65세, 일본은 67세로 정해져 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평균 수명, 기업 정년, 국민소득 등 제반 여건이 많이 달라지면서 사정이 바뀐 점을 반영한 판결”이라며 “대법원이 판례를 바꾼다면 보험의 배상범위 등이 많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