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입원치료비를 아직 내지 않았는데도, 사고일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받을 수 있다는데 그게 가능한가요?”

대개 교통사고가 나면, 환자가 직접 치료비를 완납하지 않고 병원에 빚처럼 남긴 상태로 퇴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비를 아직 지불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보험사) 쪽에선 “실제로 지급한 금액이 없으니, 지연손해금은 안 주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사고일로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답변:

법원 실무에서는 “치료비를 이미 낸 때뿐만 아니라, 아직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병원비 납부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면 그 시점부터 손해가 발생했다”고 봅니다. 즉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는 사고일에 확정적으로 생겼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환자가 미납 상태로 있더라도 치료비가 발생한 이상(납부 의무를 지고 있는 이상), 가해자는 원칙적으로 사고일 다음 날부터(또는 사고 당일 포함) 지연손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치료비’를 한꺼번에 받으려면, 중간이자 공제를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왕 치료비가 오래 걸쳐 발생했다면, 치료가 이루어진 시점은 사고일로부터 시간이 지난 후이므로, 단순히 사고일에서부터 전체 치료비에 지연손해금을 붙이면 과잉배상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당장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치료비 발생 사실(병원비 채무)이 인정되면 사고일 이후 지연손해금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 상황으로 ‘장기 치료비’를 일시금으로 산정할 때엔, 각각의 치료 시점까지 시간을 고려해 중간이자 공제를 적용할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세부 사항은 소송 과정에서 판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치료비 발생 시점과 그 규모를 꼼꼼히 정리해두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