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교통사고 후 상해가 악화된 원인이 원래 제가 갖고 있던 질병 때문이라는데, 이 경우 보상금이 줄어들 수도 있나요?”

비교적 가벼운 교통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이 예상보다 심해지거나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가 있습니다. 가해자 측이나 보험사에서는 “피해자에게 이미 기왕증(이전 질환)이 있었고, 이번 사고로 인한 결과가 과도하게 커진 것은 그 질환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혹은 “특이체질 때문에 상해가 더 악화된 것”이라는 식으로 과실을 일부 감경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죠. 이때 기왕증이 실제로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했다면, 정말로 보상액이 줄어드는 걸까요?

답변:

법원은 기왕증이나 특이체질이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나 사망 결과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면,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자도 책임을 일부 분담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예컨대, 이미 존재하던 무릎관절염이 사고 충격으로 악화되어 치료가 훨씬 오래 걸렸다면, 그 연장된 치료기간 및 후유증 일부는 기왕증이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기왕증이 실제로 악화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의료기록이나 전문의 감정소견을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가해자 측이 “기왕증이 있었다”는 사실만 강조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상액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만약 피해자로서 “내 기존 질환은 교통사고와 무관하거나, 사고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기왕증 기여도가 낮게 책정되어 배상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교통사고로 인해 완전히 잠재돼 있던 질환이 발현되는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법원은 어느 정도 사건과 질환의 연관성을 찾으려 합니다. 대개 의사가 제시하는 “기왕증 기여도”가 뚜렷하면 이를 존중하고, 명확한 수치가 어려울 때는 사고 전후 상태, 피해자의 나이, 업무 특성 등을 종합해 합리적 비율을 산정합니다.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기왕증이 얼마나 이미 진행 중이었는지, 실제로는 어느 정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켰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전문의 소견이나 검사자료를 통해 최대한 유리한 입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