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내가 얼마나 살지 모르는 건데, 왜 교통사고 배상에 ‘기대여명’을 따질까요?”

[답변]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액을 정할 때,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하는 개념이 ‘기대여명’입니다. 쉽게 말해 나이별·성별로 앞으로 예상되는 평균 수명을 뜻합니다. 법원에서는 이 자료를 통해 향후 치료비나 간병비, 그리고 경제활동 가능 기간을 계산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꽤 명확합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고도 후유장해를 입어 평생 휠체어를 써야 한다면, 앞으로 몇 년간 보조기구나 의료비가 들 것인지를 추정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평생”이라고만 표현할 수 없으니, 통계청 발표 생명표 등을 근거로 하여 향후 몇 년간 비용이 발생할지를 구체적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또, 만약 피해자가 나이가 비교적 젊다면, 장기간 노동할 수 있었던 가능성이 사고로 인해 사라진 셈이니, 배상금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요.

물론 기대여명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이므로, 개인별 건강 상태나 기존 질병,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원은 피해자 쪽에서 내놓는 의학적 소견이나, 반대로 가해자 측에서 제기하는 피해자의 기존 질환 여부를 모두 심리해, 실제로는 통계청 발표보다 적거나 많은 수치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교통사고 손해배상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살지 정확히 모른다”는 막연함 대신, 객관적 자료로 가능한 한 합리적인 예측을 시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실제 소송 과정에서 기대여명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제시하면, 좀 더 현실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