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블랙박스 영상 덕분에 교통사고 과실비율 계산이 쉬워졌다고 하던데, 실제로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과실상계는 사고가 난 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각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 퍼센트로 나누는 작업입니다. 가령 양쪽 다 교통법규를 어겼다면, 누가 더 많은 법규를 어겼는지, 그것이 실제 사고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등을 살펴 비율을 정하죠.

과거에는 피해자 쪽 과실을 따지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습니다. 형사사건으로 넘어가면, 수사가 주로 가해자의 형사책임 여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피해자의 잘못 부분은 정확히 기록되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게다가 사건에 따라서는 아예 형사 절차 자체가 열리지 않는 일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엔 대부분 차에 블랙박스가 달려 있어, 사고 당시 순간을 훨씬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 먼저 신호를 위반했는지, 차선 변경 과정이 어땠는지, 실제 속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같은 정보가 영상에 고스란히 남죠. 덕분에 법원이나 보험사도 해당 영상을 근거로, 사고의 기여도를 수치화하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물론, 단순히 블랙박스에 “피해자가 중앙선을 침범했다”는 장면만 있다고 해서 무조건 피해자 책임을 크게 보는 건 아닙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해 중앙선을 넘지 않고선 회피가 불가능했을 수도 있고, 또는 위험한 기상 상태나 야간 시야 불량 등의 추가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법원은 블랙박스 영상을 출발점으로 삼되, 도로 환경, 차량 속도, 사고 당시 거리 등을 종합 고려해 과실비율을 최종 수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결론적으로,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 발생 위험을 누구 쪽이 더 크게 초래했는지 따져서 초안 비율을 만들며, 이후 블랙박스 자료와 사고 현장 정보로 ‘수정 작업’을 거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체로 “기본 비율” + “도로상 위험성” 같은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최종 과실상계 비율이 결정되는데, 블랙박스가 여기에 객관적인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