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가 운전 중에 다쳐서 치료를 받았는데, 대인배상과는 별개로 자기신체사고보험금도 받을 수 있나요?”

차량사고를 당하면 보통 운전자 본인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때 유용한 담보가 바로 자기신체사고보험(일명 ‘자손’)입니다. 대인배상은 상대방을 위한 담보인 반면, 자기신체사고보험은 “나(운전자)가 피보험자동차 사고로 상해를 입거나 사망했을 때”를 대비한 인보험적 성격이죠.

중요한 것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중’이어야 사고로 인한 상해가 자기신체사고보상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운전하다 타이어가 터져 차를 멈춘 뒤 차 밖으로 나와 다른 차에 치인 경우, 법원은 “이 상황은 이미 자동차 운전과 직접 관계가 없는 사고”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타이어 파손으로 정차해 도로변에서 걸어다니다 당한 사고는 자기신체사고보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예전에는 무면허·음주운전 중 사고를 내면 자기신체사고 담보에서조차 면책된다고 약관이 정해진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재 표준약관에서는 이런 면책조항이 삭제되어 음주·무면허운전이라 해도, 고의 사고가 아닌 이상은 자기신체사고 담보로 보상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대인배상 등으로 이미 보상받은 금액이 있다면, 자기신체사고보험금에서 해당 금액을 공제한다는 내용도 약관에 명시된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로는 두 담보를 합쳐 이중으로 수령하는 일은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운전자 입장에서는 1) 자차 수리비를 위한 ‘자기차량손해’와 더불어 2) 나 자신이 다쳤을 때를 대비해 ‘자기신체사고’를 준비해 둔다면,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실을 더욱 폭넓게 보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