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같은 교통사고로 여러 사람이 피보험자가 됐을 때, 한 사람이 면책에 해당하면 모두 보상받지 못하나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 두면, 동일한 사고에서 여러 명이 피보험자 자격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회사 차량을 운전한 직원과 차량 소유자인 회사 등 각각이 피보험자로 인정될 수 있죠. 이때 그중 누군가가 보험 약관에 규정된 ‘면책 사유’에 해당하면, “모두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 하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면책 여부는 각 피보험자별로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특정 피보험자의 행위가 면책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나머지 피보험자들까지 모조리 보상받지 못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그 운전자에 대한 보상은 면책될 수 있지만, 해당 사고로 인해 법률상 배상책임을 진 회사(차량 소유자) 측이 중과실이나 고의 행위를 한 건 아니라면, 회사 입장에서의 피보험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는 식입니다.

결국 면책약관 개별 적용의 원칙은, 피해자가 제대로 보상받을 길을 남겨 두고 피보험자의 책임도 공평하게 나누기 위함입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누가 얼마나 과실 또는 고의성을 지녔는지”를 각자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므로, 사고 정황과 입증자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