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의로 낸 교통사고도 대인배상1에서 보상될 수 있나요?”

보통 보험은 ‘우연성’을 전제로 합니다. 즉,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죠. 그런데 누군가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이는 보험사고의 근본 취지(우연성)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표준약관에서는 가해자(보험계약자, 피보험자)가 일부러 사고를 일으킨 경우를 ‘면책사유’로 정해, 원칙적으로 보험사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 입장에선, “고의 사고면 내가 아무런 보상도 못 받는 게 아니냐”라는 걱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배법(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둔 특별법이다 보니, 고의 사고라 해도 일단 피해자는 보험사에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자배법에서 정한 한도 내에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죠.

단지 그 뒤에 보험사가 그 가해자에게 ‘당신이 고의사고를 냈으니, 내가 대신 피해자에게 준 돈을 돌려달라’고 구상권을 행사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즉,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우선 보험사에서 금액을 내주게 하고, 그 부담을 최종적으로는 가해자가 지게 만드는 셈이죠.

다시 말해, 고의 사고여도 피해자는 보험금 청구가 불가능한 게 아니며, “상대적 면책사유”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해자 본인은 보험사의 보호를 받을 수 없지만, 피해자는 보험금 수령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