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해자 보험사에서 ‘피해자도 과실이 있다’며 제 합의금을 줄이려 하는데, 정말 항변이 가능할까요?”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 측 보험사는 흔히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존재한다”며 손해배상액을 줄이려는 주장을 내세우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내가 가해자와 다투는 건데, 왜 보험사가 가해자의 주장을 대신 펼치는지” 의문을 품게 되죠.

하지만 책임보험 구조를 살펴보면, 가해자의 항변사유를 보험사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합니다.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은 “가해자가 책임을 질 사고”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해자가 피보험자로서 피해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과실상계나 손해발생 원인 등을 보험사 역시 동일하게 내세워 방어할 수 있게 됩니다.

단,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가해자가 책임을 부인해 패소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해도,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청구받은 소송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법원은 두 재판이 다루는 관계를 ‘별개의 사건’으로 보고, 다시 한 번 손해배상의 존재와 범위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피해자는 “가해자 측이 ‘과실상계가 있어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보험사도 같은 논리로 나오겠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때 자신의 실제 과실 정도를 입증하거나, 다른 사정을 추가로 밝혀 억울함을 줄여나가는 대응이 중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