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갓난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자라서 커가며 느낄 정신적 충격도 위자료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에서 거론되는 손해배상은 치료비나 간병비처럼 눈에 보이는 재산상 손해가 중심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마음의 상처를 오래 끌거나, 정신적 고통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경우가 있죠. 특히 아기가 제대로 표현도 못 하는 나이에 큰 사고를 당했다면, 지금 당장은 알기 어려워도 미래에 자라면서 사고로 인한 불안이나 트라우마를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장래의 고통”도 위자료로 청구가 가능할까요?

법원은 과거에도 “피해 당시 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바로 느끼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고통을 실제로 겪게 되리라 예상된다면 그 역시 보상 대상”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말 그대로 사고 직후가 아니라 장래에 감득될 정신적 피해라도, 그 원인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면 배상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위자료청구권은 재산적 손해와 달리 순수히 ‘마음의 고통’을 전제로 한 권리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판례는 “이미 발생한 위자료청구권은 재산적 권리로서 상속되거나 양도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만약 사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가 분명히 발생했다면, 피해자가 나중에 이를 행사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에도 그 자녀나 가족이 그 권리를 이어받아 주장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사고 직후부터 정서적 문제가 명확히 드러나는 어른과 달리, 아기나 태아의 경우 그 정신적 피해를 직접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는 증상이나 트라우마가 입증된다면, 그 역시 법적 배상을 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사고 당시 기록, 성장 과정에서의 의학적 자료 등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겠죠. 결론적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드러날 상처까지 고려해 위자료를 논의할 수 있으니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