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멈춰 있는 신호등… 보행자가 건너다 사고 나면 어떻게 되나요?”

아침 시간에 학교 앞을 지나다 보니, 횡단보도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고 꺼져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보행자 우선이라 여겨 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는데, 달려오는 차를 피하지 못해 접촉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책임은 전혀 없는 건지, 아니면 일부라도 과실이 인정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신호등이 꺼져 있으면 실질적으로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 취급을 받습니다.”

신호등이 전원 문제나 고장으로 꺼져 있다면, 법원에서는 그곳을 사실상 ‘신호등 미설치 교차로’처럼 봅니다. 이 경우 운전자는 횡단보도를 인지하고 보행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보행자도 어린이 보호구역이라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가령 아침 출근길에는 차량 흐름이 빨라져 차들이 서행을 잘 지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보행자가 좌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뛰어들었다면, 보행자도 일부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고 당시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서행 의무를 전혀 지키지 않고 과속했거나, 이미 횡단보도를 절반 이상 건넜는데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면 운전자 책임이 커집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그리고 횡단보도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보행자가 어느 시점에 진입했는지, 신호등은 진짜 꺼져 있었는지, 차량이 충분히 멈출 시간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리적인 과실비율 산정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