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는 중에 건너다 차와 부딪쳤어요. 보행자인 저도 책임이 큰가요?”

하루는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오자마자 급히 뛰어 건너기 시작했는데, 중간쯤 이르러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고 그대로 달려오던 차와 충돌했습니다. 사고 후 ‘빨간불일 땐 무조건 차량 우선 아니냐’며 운전자 측에서 제 책임을 강하게 주장하는데, 실제로 법원은 이런 경우 보행자 과실을 얼마나 인정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보행 신호가 바뀌는 시점과 교통 흐름 전반을 함께 살펴, 보행자도 일정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① 신호 바뀌는 시점

보행자가 초록 불일 때 횡단을 시작했더라도, 도로 폭이 넓어서 완전히 건너기 전에 신호가 빨갛게 변한다면 위험해집니다. 다만 늦게 출발했다고 해서 무조건 100% 책임을 묻는 건 아닙니다. 예컨대 60대 이상의 보행자인 경우, 보행 속도가 느려 신호가 바뀔 때까지 횡단을 마치지 못하는 점도 고려됩니다.

② 운전자의 주의 의무

차량 신호가 바뀌었다고 해서 운전자가 무조건 속도를 높여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 차가 출발을 미루고 있거나, 아직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서행을 유지해야 합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무리하게 출발해 속도를 냈다면 그에 대한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③ 실무적 판단 요소

법원은 사고 당시의 교통 여건과 도로 폭, 신호 시간(초 단위로 얼마나 남았는지), 차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과실비율을 정합니다. 보행자가 ‘신호가 바뀌는 순간’을 인지했지만 그대로 뛰어갔는지, 운전자가 횡단보도 위 인원을 미처 살피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는지도 핵심 쟁점입니다.

따라서 횡단보도 신호가 깜빡이거나 막 적색으로 바뀌려는 순간에는 보행자도 차를 한 번 더 살피고, 운전자 역시 가속 대신 주변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이 기본 원칙만 제대로 지켰다면 큰 사고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