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제가 먼저 들어갔는데, 상대 차가 빠르게 치고 들어와 부딪쳤습니다. 이 경우 제 책임도 있나요?”

“작은 도로에서 큰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였는데요. 저는 일시정지 후에 천천히 들어갔고, 이미 교차로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대 차가 내 차를 못 보고 그냥 달려와 충돌했어요. 근데 ‘일단 도로가 넓은 쪽 차량이 우선’이라면서 제 과실을 높게 보려고 하더군요. 정말 그럴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원칙적으로 폭이 넓은 도로 차량에 우선권이 있지만, ‘먼저 교차로에 들어온 차’는 보호됩니다. 서로 충돌 방지 의무가 있으니, 세부 정황에 따라 과실이 달라집니다.”

도로교통법상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대로(넓은 도로) 차량이 우선권을 지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미 교차로 중앙부까지 진입한 후라면, 뒤늦게 들어온 넓은 도로 차량도 속도를 늦춰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른 차량이 교차로를 점유 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사례

“소로(좁은 도로) 차량이 먼저 교차로에 들어갔음에도, 대로 차량이 서행 없이 진입 → 충돌”

이 경우 대로 차량이라도 전부 무과실이 아닌, 일부 과실이 인정될 수 있음.

단, 소로 차량이 ‘정지·서행 의무’를 아예 무시하고 슬쩍 먼저 들어간 뒤, 대로 차량의 정상 주행에 갑자기 튀어나가 사고를 초래했다면 소로 차량의 과실이 크게 잡힙니다. 결국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누가 먼저 안전 조치하고 들어갔느냐”를 명확히 확인 가능하죠.

따라서 “도로 폭 우선”과 “선진입 우선” 원칙이 충돌할 때, 법원은 서행·일시정지 여부와 사고 현장의 형편(시야 확보 등)을 한꺼번에 고려해 과실비율을 산정합니다.

결론: 폭이 넓은 도로 차량이라도 이미 진입 중인 다른 차가 보이면 급제동·서행해야 합니다. 소로 차량 또한 무턱대고 빨리 들어가선 안 되고, “서행 → 안전 확인 후” 들어가야 과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763조(불법행위), 제396조(과실상계): http://www.law.go.kr

신호 없는 교차로 사고 판례: https://glaw.scour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