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5년간 3천명 사망…무단횡단 `안전불감증` 여전

작성일 2020-08-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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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12일 매일경제 5년간 3천명 사망…무단횡단 `안전불감증` 여전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 변호사 정경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 도로는 '무단횡단의 성지'로 불린다. 직장·번화가로 이어지는 지점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도로가 1차로로 좁아 안일하게 생각하는 시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일 오후 현장에 가보니 횡단보도를 놔두고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시민이 많았다.


인근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한 시민(29)은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다 같이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횡단보도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 천천히 건너는 시민도 있었다. 차량들은 종종 경적을 울렸지만 시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12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5년 4621명에서 지난해 3349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 상반기 사망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감소했다. 무단횡단 사망자 역시 2015년 804명에서 지난해 457명으로 43% 줄었다. 최근 5년 새 무단횡단 사망자는 총 3054명에 달한다.


하지만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무단횡단 사망자 비중은 줄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무단횡단 사망자 비중은 13%의 벽에 갇혀 있다. 무단횡단 사망 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2013~2017년 분석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무단횡단 사망자가 많은 곳은 마포구 이대역~아현역으로 5년 동안 5명이 사망했다. 최근 둘러보니 700m에 달하는 이 거리는 특히 중앙버스차로가 3개소나 설치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자들 왕래가 잦았다.


서울 종로구 신설동·동묘앞·신당역·종로5가 부근은 교차로로 구성돼 차량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어서 무단횡단을 할 때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5~2017년 보행사고 다발 지역 정보 자료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무단횡단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 신설동·동묘앞·신당역·종로5가 지역이다.


특히 동묘앞역 주변은 동묘시장을 방문하는 노인들 통행이 많아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과 접촉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불안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실제 무단횡단 사고 사망자 중 절반가량이 65세 이상 노년층이라는 경찰 분석 자료도 있다.


무단횡단 성지들을 둘러보면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이 많았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무단횡단 사고 다발 지점 169곳을 분석한 '무단횡단 사고 특성 분석 및 진단' 보고서를 보면 버스정류장 주변에서 사고가 많았다. 보고서는 "무단횡단 사고 다발 지점에는 버스 정류 시설이 2~6개 정도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무단횡단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행자가 안전불감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도로 폭이 좁으니까, 차가 많이 안 다니는 길이니까 등 안이한 인식이 무단횡단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무단횡단 차단 시설 확충도 효과를 발휘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전국 보행자 사고 다발 34개 구간에 무단횡단 금지 시설을 설치한 결과 사고가 약 77%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무단횡단 보행자도 시설 설치 전 하루 2293명에서 471명으로 감소했다. 정경일 교통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국가는 무단횡단 방지 시설을 철저히 마련하고 보행자는 무단횡단이 도로교통법 위반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창희 기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463414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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