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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스쿨존에서 차 쫓아가면 돈 번다"… 초등학생 사이 번지는 ‘민식이법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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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20-07-12 13: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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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07일 조선비즈 "스쿨존에서 차 쫓아가면 돈 번다"… 초등학생 사이 번지는 ‘민식이법 놀이’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 변호사 정경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민식이법 놀이’요? 지난주에도 학교 앞에서 하는 애들 봤어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운전자의 책임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개정 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놀잇감’으로 변질되고 있다.


6일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김모(11)군은 "요즘 친구들이 민식이법 놀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지난주 목요일에도 학교 앞 언덕에서 지나가는 차를 따라 뛰어가는 아이들 두 명을 봤다"고 했다.


학생들은 민식이법 놀이로 차와 부딪히면 일부 운전자가 바로 합의금을 주고 달랬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대문구의 또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강모(11)군은 "직접 하는 친구들은 못봤지만, 민식이법 놀이가 무엇인지는 다 안다"며 "좋은 ‘용돈벌이 수단’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주행하는 자동차 뒤를 쫓아 뛰며 이른바 ‘민식이법 놀이’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 위반으로 만 12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민식(9)군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개정 입법됐다.


이 법은 특히 가벼운 접촉사고만 발생해도 운전자가 받는 형량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시속 30km 이상으로 운전하다 어린이를 다치게 한 운전자는 징역 1~15년이나 500~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점을 악용해 일부 초등학생들이 장난삼아 주행 중인 차에 가까이 접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민식이법 놀이’와 관련한 질문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작성자는 "유튜브 보니까 민식이법 놀이라고 차를 따라가서 만지면 돈을 준다는데 한 번 하면 얼마 받을 수 있느냐"며 "용돈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 글은 현재 비공개 상태로 전환됐다.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민식이법 놀이’ 관련 질문. 작성자는 “차 따라가서 만지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고 질문하고 있다. /네이버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민식이법 놀이에 당했다"는 증언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에는 한 운전자가 "지난 20일 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서자 어떤 아이가 10여초간 일부러 차를 향해 뛰어오더라"며 제보한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피해를 주장하는 사례도 나왔다. 전북 군산시에 사는 A(32)씨는 지난 5일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초등학생들이 요즘 민식이법을 악용해 차 뒤를 따라간다는데 제가 당했다"며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한 아이가 제 차 쪽으로 두 팔 벌리고 왔다갔다하며 뛰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운전자들은 초등학생들이 일부러 차에 뛰어드는 행동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며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차량 운전자 이모(25)씨는 "안 그래도 차체가 높아서 아이들이 많은 지역을 지나갈 때 조심하고 있는데, 일부러 차에 부딪히는 걸 놀이삼아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아이들이 철이 없더라도 운전자에게 대인 사고는 치명적인데 학교나 가정에서 교육이 잘 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운전경력 25년차인 정모(55)씨도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해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들을 막을 방도가 없는데 일부러 따라붙는 애들은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김송이 기자


민식이법 놀이가 확산하면서 학교 일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이모(26)씨는 "횡단보도에서 건너기, 차 뒤에 있지 않기 등을 교육했는데 그런 놀이가 소문으로 퍼진다는 사실을 알고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등교 시간뿐만 아니라 하교 시간에도 지도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부 초등학생들의 행동이 엄연한 ‘범죄’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손목이나 발 등을 고의로 접촉사고 낸 뒤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와 똑같은 수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 일선 경찰서 교통경찰관은 "민식이법 놀이는 자해공갈을 통한 보험사기의 일종"이라며 "10년 전에도 돈이 필요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는 ‘보험사기’가 유행했는데 민식이법이 도입되면서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내려온 거 같다"고 말했다.


정경일 변호사는 "아이들의 교육과 주의만으로는 안전에 한계가 있어 민식이법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운전자를 갖고 노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법의 부작용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당장 법 폐지나 개정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아이들이 심각한 문제임을 알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550776?sid=102

[김송이 기자 grap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