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29일 더팩트 가족도박·음복운전 안 통해요…방심하면 '명절 전과자'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 변호사 정경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해마다 반복되는 '음복 운전'과 '친목 도박 범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음주 운전을 하고 '제삿상에 올려진 술을 마셨다'고 변명해도 법의 심판에는 예외가 없다. 가족 끼리 소액을 걸고 하는 카드 게임도 그 정도와 횟수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제사 때 음복' 운전했다가 징역형 집행유예

올해 1월 22일 A씨는 강원도 고성군의 한 도로에서 스타렉스 차량으로 약 300m 가량 거리를 음주운전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46으로 면허취소 기준인 0.08%를 훌쩍 넘는 수치였다. A씨는 설 명절 당일 아침 '음복'을 하고 잠이 들었다가 술이 깬 것으로 생각하고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19년 8월 10일 B씨는 충청남도 공주시의 한 도로에서 약 2km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다.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도 0.132%로 면허 취소 기준 이상이었다.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부친의 기일에 음복을 한 뒤 자고 일어나 귀가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 명령도 내렸다. B씨에게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르면 음주 운전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혈중알코올농도가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정경일 교통전문 변호사는 "음주운전에 대해 음복 등의 이유를 드는 것은 변명으로 봐야 한다"며 "음주는 누구든 할 수 있지만 운전한다는 것은 욕심이다. 음복에도 예외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음주운전의 재범률은 45%나 돼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친목 위한 '카드 게임'과 '내기 골프'도 도박 해당

오랜만에 모인 가족끼리 돈을 걸고 하는 카드 게임도 도박죄에 해당해 처벌될 수 있다. 다만 그 정도와 횟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형법 246조 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2항은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고 명시한다.

C씨는 2011년 어느 식당 안방에서 트럼프 카드를 나눠 갖고 같은 카드나 무늬가 같고 숫자가 연속된 카드를 바닥에 버리는 방식의 '훌라 게임'을 하다 적발됐다. 한 판당 1000원에서 3000원을 승자에게 주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으로 총 50만 원 이상 벌어들인 C씨는 도박죄로 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내기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장에서 18홀 내지 27홀 동안 각 홀마다 최소 3만 원, 최고 200만 원을 승자에게 지급하는 내기 골프를 한 D씨 등 5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 대법원은 내기 골프도 도박의 하나라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도박의 의미는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며 "여기서 '우연'이라 하는 것은 '주관적으로 당사자가 확실히 예견 또는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에 관해 승패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내기 골프는 도박죄의 구성요건이 요구하는 행위의 정형성을 갖고 있다"며 "그 정도가 일시오락에 불과하지 않는 한 도박죄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일로 문건일 변호사는 "명절에 가족끼리 내기 골프를 하거나 고스톱 등 도박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형법 246조 1항에 따라 벌금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가족 간의 소액 판돈을 가지고 하는 도박이 아닌 상습적 도박에는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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