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경찰청은 전날 대구지역 주요 도로에서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 행위 등 혐의를 받는 폭주족 77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오토바이 3대를 압수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결 장소를 정하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폭주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굉음을 내며 신호를 무시하고 곡예 운전을 펼쳤고, 바퀴에 화려한 조명을 달고 여럿이서 몰려다니며 경찰관에게 손가락을 들어 올려 욕을 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도 15일 광주 광산구에서 오토바이로 난폭 운전을 한 일당 2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폭주족이 심야 시간대에 벌이는 곡예 운전은 매년 공휴일마다 반복된다. 앞서 대구경찰청은 3·1절에도 폭주족 58명에 대해 사법처리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어린이날 대구 파티마병원 삼거리 등에서 난폭운전을 일삼은 폭주족 30명에 대해서도 추적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광복절에도 대구 시내 주요 도로에서 한밤중에 오토바이와 차를 타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던 폭주족 20명을 입건하고 리더격인 20대 A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15일 심야 시간대에 대구 도심에서 큰 소음을 내며 도로를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른 차량에 위협을 가하고 연속적으로 신호 위반을 하면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폭주족은 여러 대가 줄지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폭주 행위에는 보통 벌금이 선고되지만 위반 행위가 계속되면 징역형이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폭주 행위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기도 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정상규 판사는 2019년 7월 도로교통법 위반(공동위험행위·사고후미조치) 등 혐의를 받는 B씨 등 2명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들은 2018년 9월 서울 강북구에서 외제차에 탑승해 속도 경쟁을 벌이다가 화물차 등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폭주족에 대해 형사 처벌이 이뤄지지만 경찰은 공휴일마다 반복되는 법규 위반에 골머리를 앓는다.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데다 경찰에 검거된 폭주족이 단속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경찰은 현장에서 폭주족을 검거할 뿐만 아니라 채증을 통해 사후 입건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에선 공휴일마다 폭주족 검거를 위해서 교통순찰차와 싸이카를 총동원해 주교차로 등을 막는다"며 "아무래도 검거 과정에서 사고의 위험성이 있어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폭주족은 현장 검거를 하기도 하고 채증해서 사후 입건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