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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현재는 (택시기사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라면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전반적 형사법 위반 사항도 나오면 적용해 입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와 구급차기사,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 가족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이 환자가 옮겨져 사망 선고를 받은 병원 의료진의 진술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이 언론에 보도되며 공분이 일었다. 이 청원은 지난 3일 올라온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참여인원이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겼고,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56만명 이상이 참여 중이다. 청원인은 “지난달 8일 오후 3시15분 어머니의 호흡이 너무 옅고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며 “병원으로 가던 중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하다 영업용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구급차기사가 택시기사에게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해드리겠다’고 했으나 택시기사는 사건 처리를 먼저 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구급차기사가 재차 설득했으나 택시기사는 반말로 ‘환자는 내가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면 돼’, ‘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고도 했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또 구급차 뒷문을 열고 환자의 사진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청원인은 “말다툼이 대략 10분간 이어졌고 그 사이 다른 구급차가 도착해 어머니를 모셨지만 어머니는 무더운 날씨 탓에 쇼크를 받아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눈을 뜨지 못하고 단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그는 “(택시기사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는데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며 “긴급자동차를 막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고 간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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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처리를 이유로 폐암 환자가 타고 있던 구급차를 막아서 결국 환자가 사망하게 한 택시기사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해당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
A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놓고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당시 (김씨의 모친이) 10여분만 일찍 (병원에) 도착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는데, (A씨로 인해) 시간이 지체돼 환자가 숨졌다는 내용이 의사를 통해 입증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골든타임’을 놓쳐서 사망한 것이라면 택시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는 “사망 원인과 택시기사 행위의 인과관계가 입증되더라도, 현재로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과실치사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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