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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경미하고 피해자 추격 없어도 사고 후 도주는 모두 뺑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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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19-07-25 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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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도15651

대법원, 무죄선고 원심 파기

교통사고의 경중(輕重), 피해자의 추격 여부 등과 상관없이 사고를 내고 도주한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뺑소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5651). 앞서 원심은 도주치상과 무면허운전에 대해서는 유죄를,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는데 대법원은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판단한 것이다.


무면허인 A씨는 2016년 12월 아파트단지 내 상가 쪽에서 화물차를 후진하다 B씨가 타고 있던 차량과 충돌했다. 하지만 A씨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B씨는 사고로 전치 2주 상해를 입었고, 차량 앞 펜더 수리비로 46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검찰은 A씨를 도주치상 및 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등을 이유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1,2심이 무죄로 판단한 사고 후 미조치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A씨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벗어났다"며 "B씨가 A씨를 추격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내용이나 피해 정도, A씨의 행태 등에 비추어 그를 추격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로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가 실제 피고인을 추격하지 않은 점, 사고 발생 장소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이고 날씨가 맑아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라는 점 등은 사고 후 미조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피해 차량의 견적수리비가 많이 나오긴 했으나 실제 피해 정도가 경미해 충돌로 인한 파편물이 도로에 흩어지지는 않았다"며 "피해자도 비교적 경미한 상해를 입었고,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경찰에 신고만 했을 뿐 A씨를 추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사고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의 도로로서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 않고 주행 차량도 서행하는 곳이고, 날씨도 맑아 운전자들의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여서 2차 사고의 위험성은 극히 낮았다"며 "교통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대법] "교통상 위험과 장애 야기될 수 있어"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도 않은 채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이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으나,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실제 가해 운전자를 추격하지도 않았다. 대법원은 그러나 특가법상 도주치상(뺑소니)과 함께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혐의도 유죄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7월 11일 특가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 모(61)씨에 대한 상고심(2017도15651)에서 특가법상 도주치상과 무면허운전 혐의만 인정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고후미조치 혐의도 유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면허가 없는 김씨는 2016년 12월 17일 오후 4시 51분쯤 리베로 화물자동차를 운전하여 대전 서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상가 입구 쪽에서 관리사무소 쪽으로 우회전하여 진행하던 중 후진하다가 폭스바겐 승용차와 충돌, 폭스바겐 차량 운전자에게 전치 약 2주의 상해를 입히고 폭스바겐 차량을 수리비 4,621,210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검찰은 김씨를 특가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무면허운전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특가법상 도주치상과 무면허운전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사고후미조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도로교통법 54조 1항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 ·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전제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는 사고 내용과 피해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취해야 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채 사고 후 즉시 차량을 운전하여 현장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도주의 운전 자체는 물론 이를 제지하거나 뒤쫓아 갈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자의 추격 운전으로 또 다른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로 인하여 피해 차량이 경미한 물적 피해를 입은 데 그치고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았더라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직후 불과 몇 초간 피해차량 쪽을 쳐다본 다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차량을 운전하여 현장을 벗어났디. 피해자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김씨의 얼굴을 보았을 때 술을 마신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고, 김씨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음주 ·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무면허로 운전한 것이 발각될 것을 염려하여 도주하였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김씨가 도주할 때까지 운전석 쪽의 손괴로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아 피해차량에서 하차하지 못하였고 가해차량의 번호도 확인하지 못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실제로 피고인을 추격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내용이나 피해 정도, 가해자인 피고인의 행태 등에 비추어 피고인을 추격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경찰관 등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가해차량을 운전하여 도주함으로써 피고인의 도주 운전 자체는 물론 이를 제지하거나 뒤쫓는 피해자의 추격 운전으로 또 다른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가 야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사고로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실제 피고인을 추격하지 않았으며 사고 발생 장소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이고 날씨가 맑아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와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따라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김씨로서는 도로교통법 54조 1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것"이라며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을 무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에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