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종료 33분 지나 혈중알코올농도 0.065%여도 음주운전 단정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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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19-09-27 22:37:25본문
정경일 변호사의 교통사고 로펌 | |
"운전 종료 33분 지나 혈중알코올농도 0.065%여도 음주운전 단정 불가" 교통사고 뉴스&판례 | 2019.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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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법] "운전시점과 상당한 격차 존재 가능성"
운전을 종료한 때부터 33분 지나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호성호 판사는 9월 18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이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정276). 법무법인 더킴로펌이 A씨를 변호했다.
A씨는 2019년 4월 5일 오후 8시 46분쯤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중 자신이 주차해 놓은 쏘나타 차량의 이동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고 오후 8시 55분쯤 술값 계산을 마친 후, 그곳에서 약 320m 떨어진 곳에 주차되어 있던 자신의 차량을 30m 정도 운전하여 이동했다. 그 후 A씨는 차량 이동을 요구했던 사람이 인근에 보이지 않고 자신의 주차 위치가 교통을 방해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생각하여, 이를 따지기 위해 차량 이동을 요구했던 전화번호로 오후 9시 10분과 15분 전화를 걸었다가 이 사람과 사이에 말다툼이 생기게 되었다. 상대방은 오후 9시 17분쯤 112에 '음주운전한 사람이 시비를 건다'는 내용으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오후 9시 25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상대방과 시비 중인 A씨를 발견하고 A씨에게 음주측정을 요구, 오후 9시 33분쯤 호흡측정을 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측정되었다. 검찰은 '4월 5일 오후 9시 25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065%의 술에 취한 상태로 쏘나타 승용차를 약 30m 운전'한 혐의로 A씨를 기소됐다.
호 판사는 대법원 판결(2013도6285 등)을 인용, "음주운전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시점인지 하강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전을 종료한 때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분~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에 속해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비록 운전시점과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언제나 실제 운전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러한 경우 운전 당시에도 처벌기준치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의 수치와 처벌기준치의 차이, 음주를 지속한 시간과 음주량, 단속과 측정 당시 운전자의 행동 양상, 교통사고가 있었다면 그 사고의 경위와 정황 등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사고의 경위와 정황 등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호 판사는 "피고인은 사건 당일 오후 8시 30분쯤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주점에 도착하여 지인들과 막걸리 3잔 정도를 마셨는데 위의 전화를 받고 급히 계산을 마치고 차량 쪽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라고 볼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당시 술값 결제금액(1만 7000원)을 고려하면 위의 음주내용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고, 아울러 이 주점에서 차량 주차위치까지의 이동거리(약 320m)와 소요시간(약 5분), 피고인의 통화내역 등을 함께 고려하면, 피고인은 오후 9시 이후부터 9시 10분 이전의 시간 사이에 차량을 운전하였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차량 운전을 마친 시간과 음주측정 시간 사이에는 최대 33분(최소 23분 이상) 정도의 시간 격차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음주측정 시간은 음주종료시간으로부터 38분 정도 이후일 뿐만 아니라 음주시작 시간으로부터도 약 1시간 정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 해당하여, 음주 후 30분 내지 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운전할 당시부터 측정시점까지가 혈중알콩농도의 상승시점인지 하강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고, 오히려 상승하는 상황에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65%로 측정되었지만, 운전시점이 음주 종료 이후 불과 5분 정도, 음주를 시작한 시점으로부터도 불과 30분 정도 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이고 오히려 운전종료 이후 음주측정까지 33분 정도 경과하였다고 본다면, 운전시점과 음주측정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할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으며, 출동 경찰관은 피고인의 음주운전을 직접 단속한 것이 아니라, 운전종료 이후 최대 25분 정도 이후에 현장에 출동하여 피고인의 모습을 확인한 것이므로, 출동 당시 피고인의 혈색이나 언행 등에 관한 경찰관의 평가내용 역시 운전 당시 피고인이 처벌기준치 이상으로 술에 취하였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65%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무죄라는 것이다.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개정 전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5%부터 단속되어 처벌되나, 법이 개정되어 2019년 6월 25일부터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처벌기준이 강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