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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후유장해가 기왕증과 사고로 인한 부상이 경합하여 초래된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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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1992-04-28 17:03:50

본문

손해배상(자)

[대법원 1992.4.28, 선고, 91다31517, 판결]

【판시사항】

가. 피해자의 후유장해가 기왕증과 사고로 인한 부상이 경합하여 초래된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

나. 기왕증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피해자의 후유장해 정도를 확대시켰는지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하고,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감정된 것이 아닌 노동력상실률로 사실인정을 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 있어서 피해자의 후유장해가 사고로 인한 부상을 유일한 원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의 기왕증과 사고로 인한 부상이 함께 경합하여 초래된 것이라면 그 후유장해로 인한 전손해를 당해 사고로 인한 부상에만 기인한 것으로 단정함은 불법행위책임에 있어서의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부당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의 전손해 중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에 상응한 손해액을 감한 나머지 손해액만을 가해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나. 기왕증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피해자의 후유장해 정도를 확대시켰는지의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하였고, 또 노동력상실율이 피해자의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감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안하여 감정되었다고 사실인정을 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63조(제393조), 

민사소송법 제183조, 

제187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7.4.14. 선고 86다카112 판결(공1987,785), 

1988.4.27. 선고 87다카74 판결(공1988,900), 

1991.5.28. 선고 90다17972 판결(공1991,1741)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김재곤 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영업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7.11. 선고 91나111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75. 5. 21.생의 사고 당시 13세 1월 남짓되는 남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입게 된 우대퇴골 분쇄골절상 등의 상해로 인하여 그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개선 불가능한 후유장해로서 우측 하지의 8cm 단축과 우측슬관절의 운동장애가 남게 되어 도시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약 33.76퍼센트 정도 [28 + (100-28)×0.08] 상실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피고의 주장 즉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말판증후군(marfan's syndrome)의 기왕증이 있어 그 평균여명이 정상인과 같을 수 없고, 우측하지의 단축도 위 증세 때문에 좌측하지가 기형적으로 성장하여 생긴 것이므로 이러한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제1심법원의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함에 있어 피고주장의 위 증상을 감안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과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 있어서 피해자의 후유장해가 사고로 인한 부상을 유일한 원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의 지병과 사고로 인한 부상이 함께 경합하여 초래된 것이라면 그 후유장해로 인한 전손해를 당해 사고로 인한 부상에만 기인한 것으로 단정함은 불법행위책임에 있어서의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부당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의 전손해 중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에 상응한 손해액을 감한 나머지 손해액만을 가해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당원 1980.10.14. 선고 80다1213 판결, 1991.5.28. 선고 90다179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1호증의 1, 2(의학대사전 표지 및 내용), 을 제2호증의 1, 2(정형외과학 표지 및 내용)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원심법원의 인천예림학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선천적인 말판증후군환자인 사실, 말판증후군은 상염색체성 우성인자로 유전되며 간엽조직의 장애로 심장, 혈관계통, 골격 및 근육계통, 안구 등에 이상증세가 나타나는데 그 증상으로는 키가 크며 사지는 길고 가늘며 특히 중족골, 족지골, 중수골, 수지골 등이 길어져서 거미발처럼 보이고 하체절이 상체절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긴 것이 특징인 사실, 원고의 노동력상실은 주로 약 8cm에 이르는 우측하지단축에 기인하는데, 기록상 그 하지 단축이 순전히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 때문인지 아니면 그 부상에 경합되어 원고의 기왕증인 위 말판증후군 증상도 한 원인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나(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말판증후군의 병증이 주로 사지의 기형이 많고 특히 상체절보다 하체절이 비정상적으로 긴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되는 점과 위 인천예림학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중 학생건강기록부(163)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사고가 나기 이전인 1988.6.2.부터 신체감정일 이후인 1991.5.27.까지 근 3년 간의 원고의 신장 성장이 1cm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되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의 우측하지를 8cm 정도 절단해 내지 아니한 이상 이 기간 동안에 좌측하지만 8cm 정도나 성장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사고 이전에 이미 말판증후군 증세로 인하여 상당한 정도의 하지 불균형이 있었거나 그 말판증후군 증세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하지 불균형을 확대시켰을 개연성이 높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이 점에 관한 심리를 충분히 하여 원고의 위 후유장해에 원고의 기왕증이 기여하였는지여부를 가려 보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위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인은 감정 당시 원고의 우측하지가 좌측에 비하여 약 8cm 정도 단축되어 있고, 우측슬관절의 운동범위는 신전 0도, 굴곡 120도라고 원고의 후유장해상태를 진단한 다음, 이러한 후유장해상태를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에 대입한 결과 위 우측하지 단축장해는 맥브라이드 불구평가표 대퇴골 골절(II) 단축 항의 e에 해당되어 일반옥외노동능력상실률이 28퍼센트이고, 위 우측슬관절의 운동장해는 위 불구평가표 슬관절(II) 부전강직 항의 3의 80퍼센트에 해당되어 그로 인한 노동력상실률은 8퍼센트이며, 위 두 가지 장해의 총노동력상실률은 34퍼센트라고 감정하고 있음이 그 감정서의 기재 자체에 의하여 분명하고, 따라서 위 노동력상실률은 감정당시 원고의 후유장해에 대한 것일 뿐 그 후유장해의 공동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를 위 말판증후군의 기여도를 감하고서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에 기인한 노동력상실률로써만 감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기왕증인 말판증후군 증세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원고의 후유장해 정도를 확대시켰는지의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하였고, 또 원심인용의 노동력상실률이 원고의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감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안하여 감정되었다고 사실인정을 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증거의 평가를 잘못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윤관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