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대한 보험모집인의 행위로 인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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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02-04-26 16:50:51본문
정경일 변호사의 교통사고 로펌 | |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모집인의 행위로 인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사례 교통사고 뉴스&판례 | 2002.0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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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부존재확인·손해배상(기)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1065, 판결]
【판시사항】
화물자동차 소유자가 그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 전력이 있어 보험료의 할증이 예상되자 보험모집인의 권유를 받아들여 무사고 경력의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가 그 피용자가 교통사고를 낸 뒤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된 사안에서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모집인의 행위로 인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화물자동차 소유자가 그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 전력이 있어 보험료의 할증이 예상되자 보험모집인의 권유를 받아들여 무사고 경력의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가 그 피용자가 교통사고를 낸 뒤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된 사안에서 보험모집인이 보험업법 제156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금지 행위를 하여 그 결과 화물자동차 소유자가 사실을 모르고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험모집인이 모집을 하면서 실제 보험계약자인 화물자동차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위법한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하여 화물자동차 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모집인의 행위로 인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사례.
【참조조문】
보험업법 제156조 제1항
,
제158조 제1항
【전문】
【원고(반소피고),상고인】
국제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배)
【피고(반소원고),피상고인】
손유근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0. 1. 19. 선고 98나6570, 16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부분 중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대일공사라는 상호로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대전 7고8060호 화물자동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를 비롯하여 5대의 자동차를 소유 운행 중 당초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하여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였다가 그 보험기간 중인 1994. 10. 11. 이 사건 자동차로 교통사고를 낸 일이 있었는데, 그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만료일(1995. 5. 12.) 무렵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의 보험모집인이던 김춘경이 평소 알고 지내던 피고를 찾아와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원고로 변경하여 가입하여 줄 것을 권유하였던바,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가 교통사고를 야기한 전력이 있어서 보험료가 많이 할증될 것이므로 그 처분 여부를 고려 중이라고 말하자, 김춘경은 피고에게 걱정하지 말라면서 자신이 다 알아서 보험료를 적게 내도록 처리하여 줄 테니 주변에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였다.
(2) 이에 피고는 친구인 김용숙을 김춘경에게 소개하여 주었던바, 김춘경은 김용숙에게 이 사건 자동차가 위와 같은 사고로 말미암아 보험료의 할증이 불가피하지만 무사고자인 김용숙을 이 사건 자동차의 운전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할증이 되지 않으니 김용숙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자고 권유하였고, 김용숙은 자신이 이미 다른 보험회사에 보험가입이 되어 있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김춘경은 주민등록번호의 끝자리만 바꾸면 되고, 김용숙을 운전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의 보험처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말하였고, 김용숙은 이러한 김춘경의 말을 믿고 승낙하였다.
(3) 김춘경은 1995. 5. 12. 김용숙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자동차를 실제로 매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용숙이 피고로부터 이를 매수한 것처럼 양도증명서를 작성하는 한편, 김용숙을 피보험자, 보험기간을 1995. 5. 12.부터 1996. 5. 12.까지로 하여 원고와 사이에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그 날 피고로부터 1년분 보험료로 792,380원을 수령하였다.
(4) 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이 만료될 무렵 피고는 김춘경을 통하여 원고와 사이에 동일한 내용으로 보험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것으로 하여 1996. 5. 12.부터 1997. 5. 12.까지의 1년분 보험료 1,018,140원을 납입함으로써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보험계약이 갱신되었고, 두 번째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1997. 5. 12. 피고는 다시 김춘경을 통하여 보험기간 1997. 5. 12. 24:00부터 1998. 5. 12. 24:00까지의 책임보험료 및 1회분 분납 보험료 합계 926,000원을 납입하고 김춘경을 통하여 원고 명의의 자동차보험가입증명서 겸 보험료영수증을 교부받아 동일한 내용의 보험계약이 다시 체결되었다(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
(5) 그런데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1이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하고 1997. 7. 28. 18:20경 대전 서구 흑석동 장평유원지 앞 도로상을 진행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반대차로에서 진행하던 버스와 충돌하여 버스 승객과 이 사건 자동차에 동승하고 있던 강봉선이 부상을 입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6) 원고는 1997. 10. 초순경 사고 경위를 조사하던 중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가 김용숙이 아님에도 피고가 김용숙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료를 적게 납부하였음을 발견하고, 1997. 10. 30. 피고 및 김용숙에 대하여 피고가 허위사실을 고지하고 피보험자가 될 수 없는 김용숙을 피보험자로 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업무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 제57조에 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7) 한편,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강봉선은 피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99가단639호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법원이 1999. 9. 10. 피고에 대하여 강봉선에게 5,4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으며, 또한 피고는 1999. 9. 4. 버스공제조합에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차량인 버스에 탑승하였다가 부상을 입은 승객에게 버스공제조합이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 후 피고에게 구상한 2,405,000원을 지급하였다.
나.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피고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보험업법 제156조에 의하면,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하여 보험계약자 등에게 허위사실을 알리거나 중요사실을 알리지 아니하는 행위, 보험사업자에 대하여 중요사항을 알리는 것을 방해하거나 알리지 않도록 권유하는 행위, 부실한 사항을 알릴 것을 권유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58조에 의하면, 보험사업자는 보험모집인 등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원고의 보험모집인인 김춘경은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전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할증보험료의 부담으로 인하여 처분을 고려하던 피고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할증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권유하였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최초 보험계약 체결 당시 및 이를 토대로 계속 갱신되어 온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시에 이 사건 자동차의 실제 소유자가 피고임에도 불구하고, 김용숙 명의로 보험계약청약서를 스스로 작성함은 물론 원고에게도 김용숙을 피보험자로 고지하도록 하여 결국,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에 원고에 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해지되도록 함으로써 이 사건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전혀 지급받을 수 없게 하였는바, 원고는 그 보험모집원인 김춘경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한 위와 같은 행위로 말미암아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함으로써 입게 된 손해를 보험업법 제158조에 의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 원심이 김춘경의 '위와 같은 행위로'라고 판시한 김춘경의 행위 중, 김춘경이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전의 교통사고로 인한 할증보험료의 부담을 면하기 위하여 처분을 고려하던 피고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할증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권유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이는 피고가 교통사고를 야기한 전력이 있어서 보험료가 많이 할증될 것이므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처분 여부를 고려 중이라고 말하자, 김춘경이 피고에게 걱정하지 말라면서 자신이 다 알아서 보험료를 적게 내도록 처리하여 줄 테니 주변에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였고, 이에 피고가 자신의 친구인 김용숙을 김춘경에게 소개하여 주었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어서, 김춘경이 피고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할증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권유하였다는 행위는 피고가 소개하는 무사고 경력의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제안하였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는 자신의 소유인 이 사건 자동차로 사고를 야기하여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자동차종합보험을 다시 가입하게 되면 보험료가 할증될 것임을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고,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개념 및 피보험자가 무사고인 경우에 보험료가 체감되고,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등의 불이익이 따른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가 이미 잘 알고 있었거나 보험거래상의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으로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김춘경의 제안을 받아들여 무사고 경력의 김용숙을 김춘경에게 소개한 것은 보험료가 할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피보험자를 허위로 고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기로 김춘경과 암묵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편, 원심은 피고가 최초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김춘경으로부터 다른 사람만 소개하여 주면 보험료 할증을 면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 발생시에도 보험처리를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여 주겠다는 말을 듣고, 김용숙을 김춘경에게 소개하면서 그의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그 보험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사정이 엿보인다고 판시하였는바, 이는 피고가 김용숙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정상적인 또는 정당한 보험계약체결이라고 믿었다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서류 등을 갖출 경우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또 사후에 그러한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적발되지 않도록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여 주겠다는 김춘경의 말을 믿었다는 것에 불과하다.
나. 그 밖에 김춘경이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최초 보험계약 체결 당시 및 이를 토대로 계속 갱신되어 온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시에 이 사건 자동차의 실제 소유자가 피고임에도 불구하고, 김용숙 명의로 보험계약청약서를 스스로 작성함은 물론 원고에게 김용숙을 피보험자로 고지하도록 하였다는 점도 김춘경이 피고와 사이의 앞서 본 바와 같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보험계약 체결에 관한 암묵적인 공모에 따라 또는 그에 관한 피고의 묵시적 위임에 따라 이에 필요한 서류작성 등의 사무를 처리하여 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김춘경이 보험업법 제156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금지행위, 즉,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 대하여 사실과 다르게 알리거나 … 보험계약의 계약조항 중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아니하는 행위'를 하여, 그 결과 피고가 사실을 모르고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음(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6425 판결,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55505 판결 등 참조)은 물론, 보험모집인인 김춘경이 모집을 하면서 실제 보험계약자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위법한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에 대하여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원고에게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거기에는 보험업법 제156조, 제158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부분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